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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여줄 것 없는 게임, 광고엔 인기 연예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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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게임 광고모델로 등장한 스타급 연예인들 (사진출처: 각 업체 제공)

최근 몇 년 새 격화된 모바일게임 스타 마케팅을 보고 있으면 걱정스런 생각이 든다.

모바일게임의 스타 마케팅 경쟁은 2015년, 넷마블의 ‘레이븐’ 광고에 차승원이 등장하면서 본격화됐다. 영화나 드라마, TV CF에서나 보던 스타가 게임 광고를 한다는 것은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레이븐’을 필두로 김건모, 유아인, 유해진, 이병헌, 이정재, 장동건, 하정우, 하지원 등 스타 들이 게임 광고에 모습을 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타를 활용한 게임 광고 대부분은 게임 내용이나 콘셉과 상관 없이 인물만을 부각시키는 이미지 소비형 마케팅에 그쳤다. 게임 화면이나 캐릭터, 스크린샷 하나 없이 스타의 모습만 계속 나오다가 마지막에 게임 이름을 부르며 끝나는 영상을 보고 있자면, 정작 무슨 게임 광고였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게임사들이 스타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에서 내세울 만한 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3매치 퍼즐, SNG식 정원꾸미기, 디펜스, 카드 수집형 RPG, 자동사냥 MMORPG 등 한 장르가 떴다 하면 우르르 몰려가기 바쁘다 보니, 동시대 출시되는 다른 게임과 차별화 요소를 부각시키기가 힘들다.

스타 마케팅을 진행한 게임은 초기에는 연예인 후광 효과로 어느 정도 주목을 받지만, 정작 내용물이 흔한 양산 게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제력이 높은 코어 유저들의 외면으로 이어져, 작년 한 해 높은 비용을 들여 스타 마케팅을 진행하고도 흥행에 실패한 게임의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특징 없는 게임’이라는 본질을 ‘유명 연예인이 광고한 게임’이라는 포장지로 가리려 했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의 본질이라는 점을 몸소 증명한 셈이다.

과열된 스타 마케팅의 부작용은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달 새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AAA급 스타를 기용한 마케팅이 다시금 불붙고 있음에도, 해당 광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차츰 떨어져 가는 실정이다. 심지어 게임성이 담보되는 작품마저도 ‘스타 마케팅으로 부족한 게임성을 덮으려 한다’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이처럼 스타를 기용한 대대적인 광고는 게임을 몰랐던 일반인들에게 게임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모바일게임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하락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는 수 년 전 웹게임 시장의 선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5~6년 전, 비슷비슷한 게임성을 지닌 웹게임들은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모델 및 연예인 마케팅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독창적인 게임성보다는 연예인과 자극적 문구만으로 승부를 보려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나중에는 각종 선정적 광고가 범람하며 전반적인 이미지가 하락, 시장 침체를 맞았다. 현재 웹게임 시장은 중국산 수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다.

최근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스타 연예인 광고 게임은 거른다” 라는 말이 돌고 있다. 당장의 홍보효과에 눈이 멀어 웹게임과 같은 결말을 맞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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