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왜 아직도 고등학생이세요 TOP 5

고등학생이라 함은 보통 10대 중후반 연령이다. 물론 국가마다 교육제도가 다르긴 하지만, 보통 만 18~19세쯤에서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교육이 끝나고 성인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 중에는 개인 사정으로 늦게 입학하거나 유급 등의 이유로 유급하며 또래 친구들보다 나이가 1~2살 정도 많은 사례도 있긴 하다.

다만, 아래 소개할 이들은 그 정도가 조금 많이 지나쳤다. 나이로 따지면 대학생, 혹은 대학을 졸업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고등학교에 다니며 교복을 입기까지 한다. 오늘 [순정남]에서는 조금만 더 있으면 신입 선생님들보다도 나이가 많아질 것 같은, 게임 속 올드보이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아, 참고로 뒤늦게 배움에 뜻을 둔 만학도 캐릭터들은 제외시켰다.

단간론파 시리즈는 '초고교급 고교생'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다. '초고교급'이란 특정 능력이나 기술, 성과 등이 고등학생 레벨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훌쩍 많은 인물이 끼어 있다면 이 표현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등학생에 불과한 나이에 성인 혹은 그 이상 가는 능력을 발휘한다는 뜻이기에 사실상 나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런 면에서, 단간론파 1편에 나오는 하가쿠레 야스히로는 다소 이질적이다. 무려 3년을 유급해 등장인물 중 흑막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성인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가 3년씩이나 유급을 하게 된 이유는 바보라서...가 아니라, 야쿠자와 관계가 있는 부잣집 아가씨의 점을 보며 사기를 치다 걸려 그들에게서 피신하려고 숨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뭐, 게임에서 보여지는 모습만 보면 성실히 학교를 다녔더라도 바보라서 유급 1~2년은 당했을 것 같긴 하다.

미스즈는 열혈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로, 무려 첫 작품인 열혈경파 쿠니오군에서부터 스테이지 3 보스로 출연했다. 일각에서는 '고릴라녀'라고 불린 미스즈는, 큰 덩치와 강력한 성능으로 항상 공포의 대상이 되어 왔다. 타이요 학원의 여자 깡패로, 80년대 일본 스케반의 상징인 긴 치마를 입고 있다.

참고로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면 학생임은 분명한데, 어쩐지 학생 같지 않은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 그 이유는 리버시티 걸즈에서 밝혀졌는데, 무려 고등학교만 7년을 다녔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학생이라기 보다는 학생들을 선도하라는 의미의 반 직원 형태로 학교에 고용돼 있는 상황이라고. 이러한 이유로 아래에 나오는 다이도지와 유급 년수는 같지만, 학생과 직원의 중간적 역할을 맡고 있기에 순위에서는 한 단계 밀려났다.

섬란 카구라에 등장하는 '전설의 선배' 다이도지. 국립한조학원 3학년생으로, 이카루가나 카츠라기와 같은 학년임에도 선배 소리를 듣는다. 이유인즉슨, 이미 1학년 때 최종시험까지 통과해 졸업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졸업을 미루며 계속 자발적 유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현재 나이는 26세. 무려 7년 동안이나 졸업을 안 하고 버티고 있었던 것인데, 이쯤 되면 근성이다.

그녀가 졸업을 미루는 까닭은, 외관만 봐도 알 수 있듯 결투에 미친 열혈 바보(;;)이기 때문이다. 열혈 콘셉트를 위해 고전적인 가쿠란과 나막신을 신고 다니는 건 물론, 그에 걸맞는 검은색 가발까지 쓰고 다닐 정도니 말 다 했다. 참고로 후배인 카츠라기 역시 '성희롱의 달인이 될 때까지 졸업을 하지 않겠다'라며 후계자 선언을 했기에, 바보가 한 명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쟁쟁한 캐릭터들을 제치고 게임계 유급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는 다름아닌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의 주인공, 쿠사나기 쿄다. 첫 작품인 KOF 94 출전 당시에도 이미 1년 유급한 고3이었는데, 그 이후에도 꾸준히 교복을 입고 나온다. 물론 KOF 세계관의 시간이 실제 시간과 동일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2022년 출시된 KOF 15에서도 졸업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KOF 99부터 사복을 입고 다니긴 하지만, 학교를 때려쳤다는 얘기도 없으니 현재까지도 유급 중이라는 것이 정설.

다만 쿄도 억울한 것이, 딱히 공부를 못했거나 불량 학생이어서 유급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쿄의 유급 사유는 출석일수 부족으로, KOF 대회니 혈통이 어쩌니 세계의 운명이니 오로치의 부활이니 네스츠의 납치니 어쩌니 하며 제대로 학교에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급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게임 내에서도 자주 놀림을 당하는 처지가 됐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참고로 그의 라이벌인 야가미 이오리는 쿄와 동갑이면서도 고등학교는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은 꽤 성실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받고 있다.

1993년 출시된 파이터즈 히스토리는 비록 KOF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처럼 높은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게임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나름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이 게임의 공식 주인공은 전기를 뿜는 미국인 레이 맥도걸이지만, 정작 게이머 사이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류를 연상시키는 미조구치 마코토가 진 주인공 취급을 당했다. 사실 미조구치는 다소 개그 캐릭터인데, 첫 공개 당시 나이가 무려 28세다. 게임 전체로 봐도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인데, 심지어 현역 고등학생이다. 무려 10년 간 유급을 했다는 설정이니, 학년에 따라 띠동갑 어린애들과도 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셈이다. 

그의 유급 원인은 단순히 열혈격투바보이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수련한다고 산에 들어가고 대련한다고 전세계를 떠돌아 다니니 간단한 영어조차 읽지 못 할 정도로 학업성취도가 낮다. 그러니 졸업을 할 수 있을 리가! 참고로 미조구치는 어른의 사정으로 2007년작 KOF 맥시멈 임팩트 레귤레이션 A에 히든 보스로 출전하는데, 여기서 쿄와 만나 동질감을 느끼며 "넌 (유급) 몇 년 차냐"고 묻는 대사가 있다. 당연히 쿄는 미조구치와 같은 취급을 당하기 싫어하며 질겁하는 부분이 개그 포인트다.

번외로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스노하라 슌을 선정했다. 일단은 블루 아카이브 세계관 자체가 학생들의 전투를 다루기에 등장 캐릭터는 모두 학생 신분인데, 스노하라 슌은 얼핏 보기엔 교직원처럼 보인다. 단순히 외모 뿐 아니라 분위기도 플레이어(선생님)의 누나 같은 느낌이고, 실제 게임 내에서도 나이가 꽤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본인 역시 나이에 꽤 신경 쓰는 분위기라 최소 몇 년 정도는 유급하지 않았나 싶지만, 나이가 '극비'로 관리되고 있기에 실체는 불분명하다. 다만, 기자 뿐 아니라 주변의 나이 지긋한 남정네 대다수가 그녀를 마음 속에서 '누님'으로 부르고 있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