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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 극에 달한 웹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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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젠 김태영 대표 부당노동행위 결정 이행 촉구 및 노조 무력화 반대에 대한 기자회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웹젠 노조는 지난 2022년에 게임업계 첫 파업을 예고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중재로 가까스로 노사가 합의에 이르렀다. 다만 이후에도 2년 간 노사 관계는 점점 악화됐다. 노사가 서로를 고소한 상황이며, 올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이에 노조에서는 노조 위원장이 직을 걸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웹젠지회는 21일 웹젠 사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장에는 노영호 웹젠지회장을 비롯한 웹젠지회 조합원과 네이버, 넥슨, 스마일게이트, 한컴, NHN 등 IT위원회 소속 지회장 다수가 참석했다.

중노위가 결정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사 대응

노사가 다투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소송이다. 노조 측은 정부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결정한 사안을 사측이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노위 결정은 2개다. 하나는 ▲웹젠지회 수석부지회장 해고에 대한 복직명령, 또 하나는 ▲ 웹젠지회 지회장에게 2022년과 2023년 임금 인상분과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 결정한 것이다.

중노위 결정에 대해 웹젠 사측에서는 중노위의 복직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내며 김앤장을 선임해 행정소송을 걸었다. 이어서 지회장 임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20일에 중노위에서 결정문이 전달된 상황이라 행정소송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중노위가 결정한 부당노동행위 판단을 사측에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IT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부당노동행위는 처벌을 받는 범죄에 해당한다”라며 “소송 후 사측이 잘못한 것으로 드러나면 쓰지 않아도 될 회사돈(이행강제금, 소송 비용 등)을 쓴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IT위원회 오세윤 IT위원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노조 측 입장에 대해 사측에서는 “수석부지회장에 대해서는 중노위에서 사측의 해고 사유였던 장시간 근무태만은 인정됐으나 해고 사유로 판단하지 않았고,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이 결정에 대해 제3자인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행강제금의 경우 소송에서 승소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단체협약에 대한 노사 의견 충돌

두 번째는 올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에 대해 노사가 아직 합의하지 못한 부분이다. 현재 양측은 4차까지 교섭했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단체협약은 2년마다 갱신하며 노조 측에서는 새로운 단체협약을 맺기 위해 사측과 교섭하는 과정에서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이야기된 것은 ▲조합원에 대한 총 근로면제시간을 2,000시간에서 500시간으로 축소 ▲체크오프(조합원이 내는 조합비를 월급에서 자동 공제하는 것) 조항 삭제 ▲조합 사무실 제공 조항 삭제 등이다. 아울러 사측에서 단체협약도 3개월 후 소멸시키겠다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측에서는 “노조 조합원 수가 감소한 것을 고려하여 앞서 이야기한 부분을 제안했다. 이를 노조 측에 거절한 이후 근로면제시간은 기존대로 하고, 사무실은 단체협약에 있는 내용대로조합 측에서 운영비를 지불한다면 사무실을 유지하는 등으로 일부 수정해서 노조 측에 새로 제안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합의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 웹젠 사옥 (사진제공: 웹젠)

이어서 ‘단체협약 3개월 후 소멸’에 대해서는 “단체협약은 노조법에 따라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만료일로부터 3개월 간 효력이 유지된다”라고 전했다. 이 부분을 노조 측에 명시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사측에서는 현재도 교섭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의향이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노조 측은 사측이 수정한 제안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웹젠 노조 노영호 지회장은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내용에, 노조 측이 요청했던 직원 복지 향상 등에 대해 사측이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교섭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답변했다.

복지 향상에 대해 사측에서는 “작년에 실적이 악화되어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웹젠은 2023년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40% 감소했다. 임금에 대해서는 5% 인상으로 노조 측에 제안했으나,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동시에 교섭하는 과정에서 단체협약에 합의하지 못하며 둘 다 전개하지 못한 상황이라 덧붙였다.

5월 1일까지 100명을 모으지 못하면 사퇴하겠다

▲ 웹젠지회 노영호 지회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2021년에 100명 규모로 출범했던 웹젠 노조 조합원 수는 현재 30명 내외로 감소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웹젠 노영호 지회장은 오는 5월 1일까지 100명을 모으지 못하면 지회장 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노 지회장은 “현재 조합원만으로는 노동조합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판단해 초심으로 돌아가 설립 당시와 같이 적극적으로 조합원을 모아 사측에 당당히 요구하려 한다”라며 “최소한 노조를 시작했을 때의 조합원 100명이 필요하다. 5월 1일까지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지회장에서 내려오겠다. 새로운 지회장이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노조가 해산되더라도 그것이 웹젠을 더 멋있게 바꾸려는 노력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5월 1일까지 웹젠지회는 물론 IT위원회 전체가 조합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노 지회장은 “일단 100명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후 다시 회사와 교섭을 재개하거나 조정을 거치거나 할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대로 인원이 대폭 감소하여 너프된 안을 가져왔으니 다시 늘리고 이야기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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